08. 은매화 (mytle)

관목인 은매화의 빛나는 가죽질 잎은 여름에는 뜨겁고 건조하고 겨울에는

비가 내리는 지중해 마키 (*코르시카섬의 관목림을 뜻한다.) 식생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현란하게 피는 흰색 꽃의 달콤한 향은 길고 연한 수술이 폭발해 노란 꽃가루가

윙크를 보내는 지점까지 호박벌을 안내합니다.

열매는 검은색에 가까운 푸른색이고, 로즈메리, 향나무, 소나무 향이 납니다.

현지 사람들은 은매화 열매를 술과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 데 사용하고 ,

이에 질세라 울새, 검은머리명금, 솔새류 등의 새들이 열심히 먹어 댑니다.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은 새들의 소화관을 통과하며 살짝 마모된 채로

비료가 될 배설물과 함께 배출되면 싹이 더 잘납니다.

그리스 신화의 파이드라는 은매화 나무에 앉아 히폴리토스가 말을 훈련하고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지루한 나머지 머리핀으로 나뭇잎에 구멍을 뚫었다는데 ,

그래서 그런지 빛을 받은잎사귀는 바늘로 구멍을 낸 것처럼 작고 밝은 점들이 반짝거립니다.

사실 이 점들은 초식 동물이 잎을 먹지 못하게 하는 화합물을 만들고 저장하는 지방샘입니다.

또 다른 무기는 잎에 난 붉은 점인데 ,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보기엔 뻣뻣하고 날카롭습니다.

은매화는 베이럼, 티트리, 올스파이스 등 다양한 향이 강한 잎이 특징인

도금양과 식물 중에서 유일하게 유럽에서 사는 종입니다.

손가락으로 비비면 이내 발산되는 강렬한 향은 유칼리투스 같으면서도 좀 더 산뜻하고,

한편으로는 복잡하고 자극적인 유화 캔버스가 떠오릅니다.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상록성인 은매화를 불멸, 다산, 영원한 사랑과

연관지어 아프로디테와 베누스에게 바쳤고, 결혼식 화관과 승리의 화한으로 사용했습니다.

4천년 전 수메르인이 쓴 [길가메시 서사시]를 보면 은매화는 당시 메소포타미아에서 희생제에 사용되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은매화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와 조로아스터교까지 실질적으로 지중해 동부와

중동의 모든 문화와 종료 전통에 통합되었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우연은 아닐 것으로 , 이 문화들이 뿌리를 공유하고 있으며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 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