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는 중동과 남아시아의 열기를 좋아하는 관목으로 가뭄에는 잎을 떨어뜨리고 비가 오면 재빨리 생명력을 발휘해
척박하고 건조한 토양에서도 성공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얀색 또는 분홍기가 도는 작은 꽃가지는 공중에서 가벼운 꽃다발을 만들지만 ,
자세히 보면 관능적으로 동물적이기까지 한 색이 숨어 있다.
그 꽃의 추출물인 향유가 조향사의 값비싼 재료인 것은 당연하다.
달리 기억에 남지 않을 헤나의 잎은 3,500여 년 전에
고대 이집트에서 몸을 치장하기 위해 사용된 가장 오래된 화장품의 원료였다.
잎 속에는 헤노사이드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아마도 미생물과 곤충의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다.
잎을 가루로 낸 다음 , 물과 소량의 레몬으로 반죽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 라우손이 만들어진다.
염료 이름으로 익숙한 라우손은 피부나 머리 , 손톱에 칠하면 단백질과 결합해 주황 – 갈색의 색을 낸다.
색조와 진하기는 물들이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고 커피, 차, 인공 염료를 추가해 조절할 수 있다.
현지에서 헤나 잎은 말린 후 가루를 내고 체에 걸러서 판다.
특히 여성의 복장이 수수한 지역에서 손과 발에 공들여 그린 헤나 장식은 묘한 입체감을 준다.
일부 지역에서 헤나 무늬는 여성의 여성의 월경이 끝날 무렵에 새겨져 점차 옅어지므로 색의 농도를 보면 월경 주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이슬람교 또는 힌두교식 혼례 직전 신부가 보내는 ‘헤나의 밤’은 보디 아트,
분장, 자매애를 거창하게 기념하는 시간으로 서양의 처녀 파티와 비슷하지만 좀 더
다채롭고 아마 파티 내내 다들 정신이 말짱하다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