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시트론 (Citron)

가시투성이 작은 상록수인 시트론나무는 중국이 원산이며 , 기원전 600년경에 서야엥 소개되었습니다.

감귤, 포멜로와 함께 진정한 원종의 하나로, 거기에서부터 오렌지나 자몽과 같은 다른 감귤류가 개량되었습니다.

레몬은 15세기 중반까지는 유럽에서 많이 재배되지 않았습니다.

레몬에서 럭비공까지 크기가 다양한 시트론은 익으면 라임 그린색에서 황금 노란색으로 변하고 ,

대령 레몬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레몬과 닮았습니다. 향도 레몬과 비슷합니다.

만지면 손에서 강렬한 향이 오래간다는 점에서 좀 더 압도적이지만요.

가로로 자르면 레몬과의 차이는 더 확실해집니다. 시트론 껍질은 거칠고 질깁니다.

그리고 맛이 별로 쓰지 않지만 껍질 안쪽의 흰색 중과피 층의 두께가 상당한편입니다.

안쪽의 연한 초옥빛이 도는 노란색 과육은 전체 열매 크기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씨가 잔뜩 들어 있고 이상할 정도로 시큼함이 없습니다.

기원전 300년에 그리스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는 입 냄새 제거제 ,

그리고 옷나방 퇴치제로서 시트론의 효능을 언급하였습니다.

그는 시트론을 ‘페르시아의 사과’ 또는 당시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메디아라고 불렀는데 ,

시트론의 라틴학명도 의학과의 특별한 연관성 때문이 아니라 이 지역명에서 온 것입니다.

2천여 년 전에 유대인이 종교 의례에 사용하면서 시트론은 지중해 전역에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도 널리 재배되며 그 지역에서는 ‘에트로그’라고 불리고 있으며

야자, 은매화, 버드나무와 함께 초막절이라는 즐거운 수확기 명절을 기념할 때 쓰입니다.

대칭성과 완벽함을 바탕으로 축제에 쓸 가장 좋은 과일을 고르는 일 자체가 사회적 관습이 되었습니다.

한편 초막절이 끝나면 에트로그는 잼, 포맨더(향료 주머니), 가향 보드카에 사용됩니다.

다른 문화에서도 시트론을 종교 의식에 통합시켰습니다. 손가락이 여러 개 달린 것 같은 기이한 모양이

부처의 손을 닮았다고 해서 불수감이라고 불리는 시트론 품종은 동남아시아에서 불교도들이

종교 제물이나 향긋한 새해 선물로 주고받기도 합니다.

시트론은 최근에 신맛이 강해 설탕을 많이 넣어야 하는 레모네이드의

대체 재료로 쓰이면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시트론의 겉껍질은 유행하는 차에 들어가고 , 껍질 전체를 설탕에 졸여 파네토네 같은

이탈리아 케이크에 넣거나 과감하게 초콜렛을 입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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