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지금으로부터 약 2어거 7천만년 전, 중생대 페름기부터 존재해온 식물입니다.
공룡이 활보하던 시절부터 살아남은 유일한 은행나무속의 생존종으로 ,
생물학자들은 이를 살아있는 화석(Living fossil)이라고 부릅니다.
은행나무는 나무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진화 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겉씨식물 중에서도 침염수나 소철류와 다른 계통으로 ,
현존하는 어던 식물과도 가까운 친척이 없습니다.
부채꼴의 잎은 잎맥이 갈라지지 않고 평행하게 나란히 뻗으며 ,
광합성 효율이 높은 구조를 지니고 있어 빛을 넓게 받는 데 유리합니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 (자웅이주)로 , 수꽃과 암꽃이 각각 다른 나무에서 자랍니다.
수나무는 공기 중으로 꽃가루를 퍼뜨리고 ,
암나무는 가을에 특유의 냄새가 나는 은행 열매를 맺습니다.
이 냄새는 ‘버티르산(Butyric acid)과 ‘헥사노산(Hexanoic acid)이라는 지방산 때문입니다.
은행 씨앗에는 메틸피리독신이라는 신경독성 물질이 있어 과다 섭취 시 구토나 경련을 유발할 수 있지ㅏㅁㄴ
적정량을 익혀 먹으면 혈앤순환 개선 , 항산화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생존력 또한 매우 강합니다.
공해,병충해,건조와 저온에 모두 잘 견디는 편이며
히로시마 원폭 투하 후에도 살아남아 ‘희망의 나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도심의 가로수로 자주 심어지는 이유도 이 회복력에 있습니다.
오늘날 도시에는 주로 수나무만 심어 은행 열매로 인한 악취를 피하고 있지만
전통 마을에서는 수백 년 된 암나무가 여전히 크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오랜 세월 ‘공경의 상징’으로 여겨져 황궁 정원에 심기도 했으며,
한국 불교 사찰 마당에도 은행나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깨달음 , 불멸 , 그리고 번영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잎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 그 찬란한 색은 계절의 경이로움을 눈으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은행나무는 인간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된 존재이지만 ,
오늘날까지도 인류의 곁에서 묵묵히 삶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